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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New 이태원,서울이 즐겁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3-04 조회수 1721

갤러리·패션숍·뮤지컬 공연장… 화려한 리모델링 한창
美軍·日人들 단체 쇼핑타운서 문화·유행의 중심지로 변신 중

지금 서울 용산구 이태원은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과거 이태원은 미군이나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쇼핑이나 유흥을 위해 들르던 곳에 지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문화와 유행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태원은 일찍부터 이슬람·아프리카·아시아 등 다양한 문화가 섞여 퓨전화되어 있다는 게 강점이다.

지하철 이태원역 주변에 몰려 있던 다문화 벨트는 한남동과 경리단 길 쪽으로 세포분열하고 있다. 녹사평역에서 남산 3호 터널 쪽으로 가는 이른바 '경리단길'(중간에 육군중앙경리단 건물이 있다)에는 다양한 레스토랑이 들어서면서 강북의 '가로수길'이란 별칭이 생겼다.


여기에 미술관들까지 속속 이태원에 둥지를 틀며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입혀졌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랜드마크로 자리잡자 표화랑·비컨갤러리·류화랑·스페이스꿀·갤러리식스·테이크아웃드로잉·공간해밀톤 등이 뒤를 따랐다.

이들 화랑은 주로 젊은 작가들 작품을 전시, '올드'한 이태원을 젊게 물들인다는 평을 받는다. 국내 대표적인 사립미술관인 리움과 각종 갤러리들이 어우러지면서 "이태원이 서울 시내 예술지도(art map)를 다시 그린다"는 말도 나왔다.

지난해 한강진역 쪽에 패션숍 꼼데가르송이 문을 열면서 부근 거리는 '꼼데거리'라는 애칭을 얻었다. 꼼데가르송 지하에는 갤러리식스가 들어서 복합문화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꼼데가르송 바로 앞에는 파리바게뜨(SPC그룹)가 빵집과 레스토랑, 카페를 묶은 새로운 개념의 복합공간 '패션 5(Passion 5)'를 열어 화제를 모았고, 그 옆에 유명 요리사 에드워드 권이 레스토랑 '스파이스(The Spice)'로 '꼼데거리'의 격을 높였다.

이태원역에서 보광동 쪽으로 뻗은 고(古)가구(antique)거리는 쇼핑뿐 아니라 연인들 산책로로도 각광받는다. 이른바 '앤티크거리'는 미군이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남긴 가구를 팔면서 생기기 시작했다. 그 뒤 외국 영화에서 본 듯한 고풍스러우면서 아담한 가구들이 많아지며 여성들에게 인기다. 거칠게 느껴지던 이태원에 대한 인상을 고급스럽게 탈바꿈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해밀톤호텔 맞은 편 왼쪽 언덕 위로는 국내에 유일한 이슬람 사원을 중심으로 이슬람 거리가 있고 그 앞에 아프리카 거리가 있다. 인도·중국·캐나다·아랍 등에서 건너온 식재료를 취급하는 '포린푸드마트(Foreign Food Mart)', 이슬람 음식 전문점 '두바이 레스토랑', 히잡이나 니캅 같은 이슬람 옷만 파는 '스텝인', 이슬람 책을 취급하는 '이슬라믹 북 센터' 등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런던에서 온 크리스 브로클스비(31)씨는 "이태원에 있다 보면 마치 한국이 아닌 다른 서양 도시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해밀톤호텔 뒤에 늘어선 세계음식문화 거리는 간판만 훑어봐도 즐겁다. 열대풍 칵테일 바 '방갈로', 미국식 수제 햄버거 명가 '스모키 살룬', 멕시코 바 '로코 로카', 불가리아 음식점 '젤렌', 미 오리건 출신 요리사가 운영하는 파이 집 '타르틴', 정통 프랑스 레스토랑 '르 쌍텍스', 미국식 '게코스 가든', 아일랜드 주점 '쓰리앨리 펍' 등 세계 음식 백화점이다.

실핏줄처럼 뻗어 있는 이태원 뒷골목 곳곳에도 보석같은 가게들이 숨어 있다. '비스트로 코너'(햄버거), '완탕누들'(국수), '자니 덤플링'(만두), '칠리 킹'(햄버거), 인터내셔널삭스(양말) 등 이색적인 재미가 골목 안에 웅크리고 있다.

이태원은 혀끝을 즐겁게 하는 레스토랑과 쇼핑, 여기에 미술과 패션이 어우러지면서 나날이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2015년 미군기지가 옮겨가고 한남동 뉴타운이 개발된다는 큰 그림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말 뮤지컬 전용극장까지 들어서면 이태원 문화의 색깔은 또 한 번 바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