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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시 도계위'가 뭐길래... 애타는 강남 재건축 단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4-21 조회수 643

'서울시 도계위'가 뭐길래... 애타는 강남 재건축 단지

- 강남권 재건축 단지 통과율 27% 그쳐… 사업 추진 난항
-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으로 ''세금 폭탄'' 우려 높아져
- 보류·부결 등 탈락 사유 비공개·심사 기준 포괄적 지적
- "보완사항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심의기간 단축 해야"

[이데일리 원다연 김기덕 기자] “잠실주공5단지에 대한 서울시 도계위(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다음달에나 열린다는 얘기가 나온 이후로는 거래가 거짓말처럼 뚝 끊겼어요. 현 시점에서 집을 샀다간 내년 ‘세금 폭탄’이 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예요. 조합원들은 도계위의 입만 쳐다보고 있는 상황입니다.”(서울 송파구 잠실동 J공인중개업소 대표)

올해 들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의 입김에 따라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재건축 사업의 가장 중요한 분기점인 서울시 도계위 문턱을 넘지 못하면 내년부터 시행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 부활하는 환수제 적용을 받으면 재건축 조합이 얻은 이익이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고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재건축 단지의 운명권을 쥔 도계위에서 탈락 사유는 비공개가 원칙이고 심사 기준도 지나치게 포괄적이라 심의를 통과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란 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계위 심사 기준을 좀 더 세분화하고 탈락한 단지에 대한 정확한 사유를 즉각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강남권 재건축 안건 늘었지만…10건 중 8건 탈락 

재건축 단지는 도계위 심의에서 정비계획안이 통과돼야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의 사업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관리처분계획 신청까지 최소 7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재건축 조합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올 들어 도계위 심의를 통과한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의 정비계획 안건은 4건(조건부·수정 가결 등 포함)이다. 지난 5일까지 올 들어 총 6차례에 걸쳐 진행된 도계위에 상정된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대한 정비계획 안건이 모두 15건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과율이 27%에 불과한 것이다. 10건 중 2건만이 겨우 도계위 문턱을 넘은 셈이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올 연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 종료를 앞두고 강남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심의 안건이 늘어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사업 속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정비계획안의 경우 올 들어 두번째로 열린 지난 1월 ‘2차 도계위’에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한 차례 연기돼 2월 1일 도계위 안건으로 올랐다. 결국 2월에 열린 심의에서도 보류 판정을 받아 정비계획안 수정→ 송파구청 제출→본의회 상정 전 소위원회 개최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달 17일에야 다시 도계위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사실상 초과이익 환수제 적용을 피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회의에서 보류됐던 안건 가운데 심도 있게 다룰 필요가 있는 안건은 소위원회를 거치게 된다”며 “사안이 중대할수록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는 지난 2월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2012년 도계위에 첫 상정된 후 본회의 다섯번 만에 심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같은 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등도 서울시의 ‘35층 층고 제한’ 가이드라인을 수용한 수정된 정비계획안을 제출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포 일대 한강변 아파트들이 잇따라 35층 이하로 정비계획안을 제출했다는 것 자체가 조합들이 도계위 눈치를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까다로운 절차·비공개 회의엔 ‘불만’… “심의기준 구체화해야”

서울시 도계위는 개별 재건축 단지 정비계획 뿐만 아니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구역 지정·해제 등 도시계획 전반에 관한 사항에 대한 자문·심의 역할도 맡는다. 시 조례에 따라 25~30명의 전문가 집단인 위원들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특혜 시비 우려로 과거 도계위 위원 명단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했지만 2013년 이후 공개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하지만 도계위 심의에서 보류·부결 판정을 받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곧장 조합 측에 공개하지 않아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서울시 도계위는 위원장인 행정2부시장을 비롯해 도시재생본부장, 주택건축국장, 도시계획국장, 구청장(1명), 서울특별시의회 의원(5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외부 전문가인 도시계획·건축 등 관계 분야 전문가 16명(교수 14명·서울연구원 2명), 시민단체 1명, 법조인 1명, 언론인 1명 등 모두 29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첫·셋째주 수요일 오후에 재건축 정비계획안에 대해 심의한다. 

도계위 심의 결과는 서울시 도시계획포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부결되거나 심의가 보류된 안건에 대해서는 그 이유가 바로 공개되지 않다 보니 해당 사업장에서 도계위 지적사항을 반영해 사업을 재추진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건 심의 종료 후 내부 검토를 거쳐 결과를 해당 구청에 통보하기까지 통상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도계위 결과를 통보받고 조합 측이 새로운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다시 회의에 올리기까지는 최소 한달의 시간이 걸린다.

재건축 심의 요건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잠실주공5단지의 조합 관계자는 “단지 내 광역중심지에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기능을 확충하라고 했지만 어느 정도 비율을 설계해야 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보완하라’고만 하니 보완 후 상정, 재보완 요구가 반복된다”며 “심의 기준을 구체화해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계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안건을 심의하다 보니 논의가 충분치 못한 면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심의 내용을 상시적으로 공개하는 않는 이유는 확정되지 않는 정보를 이용해 사적인 이득을 챙기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덕 (kiduk@edaily.co.kr)